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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부터 대입전형 핵심 '계열' 급부상...'전공벽 허문다'

2023.08.29 155 관리자

학과/전공' 사라지고 '융합/통합' '계열' 뜬다.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 중대와 외대 2개교가 학종 평가요소를 변경하고 ‘인 서울’ 대학 중에서는 서울과기대 한성대가 평가요소를 변경했다. 더불어 서울여대와 세종대는 올해 정시부터 광역 모집을 실시한다. 올해 변화의 공통점은 계열과 융합에 있다. 학종 평가요소의 경우 기존엔 전공적합성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계열적합성이나 자기주도역량 등을 강조하면서 인문 자연 등 같은 계열 내에서라면 학생의 다양한 진로활동을 인정해주는 식이다. 광역 모집 역시 대학의 전공 개방과 융합인재 양성 목표를 드러낸다. 올해 도입한 인 서울 2개교뿐 아니라 상위15개대 중에서는 서울대 성대 중대가 이미 수시에서 계열별 통합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교육 환경과 사회적 수요에 따라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학생부 축소로 평가항목이 줄어들면서 그에 맞춰 평가요소와 모집단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학이 평가요소에서 ‘전공’을 지우고 ‘계열’을 강조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0학년부터다. 전공적합성 대신 진로 역량을 평가하면서 전공(계열) 관련 노력과 성취도를 살펴보는 식으로 평가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대입 전형을 논하면서 상위 대학뿐 아니라 대학 전반적으로 평가요소 변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서류평가 항목은 줄어들었으며 학생이 선택한 과목의 중요도가 높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학생이 지망 전공에 따라서만 수강하게 될 경우 학생의 진로가 획일적으로 굳혀질 수 있고 보여주기 식 학생부가 될 것을 우려해 대학에서 진로를 계열로 더 넓게 봐주겠다는 의미다.

이는 계열별 통합 모집 등 학생 선발 방침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전공 간 벽을 허물고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진로 탐색을 도모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대다. 이대는 2018정시부터 계열별 통합 선발을 실시해 운영해오고 있다. 성대도 계열별 모집을 실시하며 중대는 전공 개방으로 단과대학별 모집을 실시한다. 최고 학부인 서울대 역시 수시에서 인문계열 모집을 실시한다. 올해 서울여대와 세종대 등도 합류하면서 통합 모집 형태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상위15개대가 모두 운영하고 있는 융합 전공 역시 전공 간 경계를 허문 또다른 예시다. 올해 대입에서 서울대 성대 이대 인하대 외대 6개교는 융합 관련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상위15개대의 인재상을 모아봐도 공통적으로 ‘융합형 글로벌 인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6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대학을 학과/학부단위로 운영하도록 한 규정을 71년 만에 폐지했다. 이해숙 교육부 대학규제혁신국장은 “’학과/학부 운영이 원칙’이라는 법령이 대학들의 혁신을 가로막는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대학 운영이 더욱 유연해지고,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교수들 사이에선 비인기 학과의 폐지 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교육부는 ‘학생 선택권’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대적 상황과 고교학점제 등 교육 환경의 변화는 대학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학생부 축소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수시 전형에서 다방면 평가가 어려워지자 선택과목과 성취도 등을 ‘계열’에 초점을 맞춰 더 포괄적으로 허용해주는 것이다. 서강대 입학처 관계자는 “본인만의 방향성을 만들어 나가는 학생을 높게 평가하며 이는 다전공제 연계전공제 학생설계전공 등에서도 드러나는 가치”라면서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 수강하는 것과도 연계해 중간에 진로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래서 ‘계열’적합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현 전 서울대 입학본부장 역시 “깊이 있는 학습이 중요하지 무슨 과목을 들었는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선택과목이 많아졌지만 그에 맞춰 대학도 여러 연구를 통해 학생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깊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융합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학 역시 이에 맞춰 대입 전형을 변경하고 있다. 올해 상위 대학을 중심으로 학종 평가요소에 전공적합성 대신 계열적합성이나 진로 역량을 강조한 대학이 늘어났으며 모집단위 역시 계열 또는 학부 선발로 변경한 대학도 다수 존재했다. /사진=중대 제공

 

<2024대입 서류평가요소 ‘계열적합성’ 적용.. 고교학점제 도입 후 확대 전망>
최근 교육 환경과 사회적 수요 등이 변화하면서 대입 전형 역시 융합과 계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2015 개정 교육 과정과 학생의 과목 선택이 중요해진 고교학점제의 도입에 따라 학생 선발 방침에서도 변화를 주는 셈이다. 계열별 통합 선발과 학부 선발을 통해 전공 간 벽을 허물고 있으며 학생 선발 시에도 전공 관련 역량보다는 계열 관련 역량에 초점을 두는 식이다. 특정 전공 관련 역량이 아닌 계열적합성과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업 역량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학종 서류평가 요소로 ‘계열’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시점은 2016학년부터이며 대입 요강 등에 반영된 것은 2018학년부터다. 보편화된 시점은 2020학년이다. 상위15개대 중 10개교(건대 경희대 고대 성대 숙대 연대 이대 중대 외대 한대)가 학종 평가항목에서 ‘계열’을 언급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고대는 ‘2020 학종 가이드북’에서 “전공이나 계열과 관련된 교과에서 우수한 성취를 나타내면 지원자가 해당 전공이나 계열에 관심을 두고 노력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고교 상황에 따라 교과목이 열리지 않은 경우까지 고려해 학생이 어떤 교과에 관심을 보이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대입에서 고대가 평가하는 ‘자기계발 역량’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2021학년부터는 아예 계열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전형인 학종 일반-계열적합형을 신설해 운영했다. 연대 역시 ‘2020학년 한 눈에 보이는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에서 비슷한 설명을 담고 있다. 모집단위별 반영 교과를 전공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지원자가 지원하는 계열(인문/자연)의 기본 소양이 갖춰져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계열적합성의 전신은 전공적합성이다. 전공적합성은 2007학년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대입 평가요소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공’이라는 단어가 학생에게 희망 전공에만 해당되는 교과목과 활동만을 경험하도록 제한을 두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 2017년 건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대 중대 외대 등 6개교는 공동연구를 통해 학종 공통 서류평가요소/평가항목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연구 자료에서는 “전공적합성은 전공에 적합한 활동이 있으며 대학 과정의 전문성과 지식을 쌓거나 진로가 일관돼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대학 전공이 광역 단위로 통합되는 추세를 반영해 전공의 개념을 계열로 넓히자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6개교의 연구를 재구성해 건대 경희대 연대 중대 외대의 5개교는 지난해 ‘NEW 학종 평가요소’ 책자를 공개하면서 학종 공통 평가요소/항목을 새롭게 개편했다. 그중 진로 역량에서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성취도’로 분리하고, 기존 연구의 평가항목인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와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을 통합해 ‘전공’ 대신에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으로 변경했다. ‘전공’이라는 단어가 주는 획일성을 차단한 것이다.

해당 연구는 올해 상위15개대 학종 서류평가 요소에 적극 반영되어 있다. 올해 모집요강에 기재된 상위15개대의 학종 서류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건대 경희대 연대 외대 중대는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을 살펴본다. 특히 중대와 외대는 올해 평가요소를 변경했다. 상위 대학뿐 아니라 서울과기대 한성대 등 인 서울 대학 역시 올해부터 상위 5개교 연구 결과에 따른 학종 평가요소를 반영하는 등 새로운 대입 변화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에 1학년만 상대평가, 2,3학년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서 과목 선택과 성취도가 중요해졌다. 대학의 정성평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이에 학생들이 하나의 모집단위에만 한정해두고 과목을 제한해 수강할 것을 우려해 ‘전공’이 아닌 ‘계열’로 더 넓게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대학들은 특정 전공에 매몰되기보단 관심사를 기반으로 꾸준히 진로 관련 노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동택 서강대 입학처장은 “서강대가 학생 선발 과정에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도 ‘특정 전공에 맞춰진 완성된 인재보다는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해 잘 길러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인호 한양대 입학팀장 역시 진로가 일관되지 않아도 계열 내에서라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동일한 계열 내에서라면 진로 변경에 대한 학종에서의 감점이 없으므로, 학생들은 자연 또는 인문/상경 내에서 자유롭게 진로와 진학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융합’ 강조 산업 수요 반영 ‘통합/계열 모집 확대’.. ‘융합 전공 신설’>
대학은 융합 교육을 강조하는 사회와 산업 수요 변화에 대응해 통합/계열모집으로 전환하거나 각종 융합 전공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세종대와 서울여대가 정시에서 계열별 광역 모집을 도입했으며 강남대와 목포대도 학부 모집 또는 학부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끔 마련해두는 등 융합 교육을 확대해가고 있다.

계열별 통합 선발의 대표적인 예는 이대다. 이대는 2018학년부터 정시 계열별 통합 선발을 실시, 수능 응시계열에 따라 인문/자연계열로 나눠 선발했다. 학생들은 ‘호크마교양대학’에 소속된 뒤 전공 결정 전, 학교 적응과 전공 탐색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고 1학년 말 소속 학과(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조윌렴 이대 입학처장은 ”이대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산업과 직업구조가 변화하고 학문 간 융합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문이과 장벽을 허물고 융합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대학 최초로 정시모집 계열별 통합선발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 계열별 통합 선발뿐 아니라 수시 정시 전반에 걸쳐 의학 약학 간호학 공학 인공지능 분야에서 인문계 선발 인원을 별도로 확보하거나 계열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해 융합형 인재 선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성대 역시 수시에서 학종(계열모집)을 통해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등으로 묶어 계열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단, 성대의 경우 계열 모집을 해온 시점은 오래됐지만 전형명을 학종(계열모집)으로 정비한 것은 2020학년부터다. 학종에서 ‘계열’의 중요도가 강조된 시점이기도 하다. 성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시에서 계열제로 모집해 온 것은 엄청 오래됐다. 시점으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90년대부터 인문/사회 등으로 나눠 모집해왔다. 전형명을 바꾼 것은 2020학년부터”라고 설명했다. 중대 역시 전공개방으로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경영경제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창의ICT공과대학 생명공학대학 등으로 나눠 모집하고 있으며 서울대 역시 인문계열로 통합 모집을 하는 등 상위15개대 중에서도 4개교가 통합 모집을 진행하고 있던 셈이다.

이러한 통합 모집은 교육부의 ‘학과 간 장벽 없애기’ 기조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6월28일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시행령에서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을 폐지한다. 물론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는 학과 폐지 등을 우려하면서 ‘제 밥그릇 챙기기’ 식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다만 교육부는 학생 선택권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무학과 선발 등 통합 모집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전공 간 융합이 중요해지면서 대학은 여러 학사 제도 등을 통해 융합 관련 사회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다전공제 연계전공제 학생설계전공 등 여러 제도들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고 있다. 특히 여러 전공을 수학하는 복수/부전공 제도 외 아예 모집단위 자체를 ‘융합 전공’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도 산업수요가 많을수록 취업 활로가 넓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4차 산업 관련 융합 학과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위15개대 기준 15개교 모두 4차 산업 관련 융합 전공 신입생을 선발한다. 대부분 AI ICT 등 4차 산업과 밀접한 전공들을 기존 전공과 융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올해 대입에서는 서울대 성대 이대 인하대 외대 6개교가 융합 관련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이는 정부의 교육부의 첨단 분야 인재 양성 계획과도 이어진다. 대학에서 첨단 분야 융합 학과를 신설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는 올해 첨단 분야 인원 배정 결과 수도권 중 가장 많은 정원을 배정받고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했다. 성대 역시 사업에 선정되면서 반도체융합공학과를 신설, 이대도 융합전자반도체공학부-지능형반도체공학전공을 신설했다. 인하대는 올해 학과 개편을 통해 바이오시스템융합학부(생명공학과)와 바이오시스템융합학부(생명과학과)를 신설했다. 외대도 마찬가지로 AI융합대학에 Language & AI융합학부와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 2개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저작권자©베리타스알파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 중대와 외대 2개교가 학종 평가요소를 변경하고 ‘인 서울’ 대학 중에서는 서울과기대 한성대가 평가요소를 변경했다. 더불어 서울여대와 세종대는 올해 정시부터 광역 모집을 실시한다. 올해 변화의 공통점은 계열과 융합에 있다. 학종 평가요소의 경우 기존엔 전공적합성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계열적합성이나 자기주도역량 등을 강조하면서 인문 자연 등 같은 계열 내에서라면 학생의 다양한 진로활동을 인정해주는 식이다. 광역 모집 역시 대학의 전공 개방과 융합인재 양성 목표를 드러낸다. 올해 도입한 인 서울 2개교뿐 아니라 상위15개대 중에서는 서울대 성대 중대가 이미 수시에서 계열별 통합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교육 환경과 사회적 수요에 따라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학생부 축소로 평가항목이 줄어들면서 그에 맞춰 평가요소와 모집단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학이 평가요소에서 ‘전공’을 지우고 ‘계열’을 강조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0학년부터다. 전공적합성 대신 진로 역량을 평가하면서 전공(계열) 관련 노력과 성취도를 살펴보는 식으로 평가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대입 전형을 논하면서 상위 대학뿐 아니라 대학 전반적으로 평가요소 변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서류평가 항목은 줄어들었으며 학생이 선택한 과목의 중요도가 높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학생이 지망 전공에 따라서만 수강하게 될 경우 학생의 진로가 획일적으로 굳혀질 수 있고 보여주기 식 학생부가 될 것을 우려해 대학에서 진로를 계열로 더 넓게 봐주겠다는 의미다.

이는 계열별 통합 모집 등 학생 선발 방침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전공 간 벽을 허물고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진로 탐색을 도모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대다. 이대는 2018정시부터 계열별 통합 선발을 실시해 운영해오고 있다. 성대도 계열별 모집을 실시하며 중대는 전공 개방으로 단과대학별 모집을 실시한다. 최고 학부인 서울대 역시 수시에서 인문계열 모집을 실시한다. 올해 서울여대와 세종대 등도 합류하면서 통합 모집 형태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상위15개대가 모두 운영하고 있는 융합 전공 역시 전공 간 경계를 허문 또다른 예시다. 올해 대입에서 서울대 성대 이대 인하대 외대 6개교는 융합 관련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상위15개대의 인재상을 모아봐도 공통적으로 ‘융합형 글로벌 인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6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대학을 학과/학부단위로 운영하도록 한 규정을 71년 만에 폐지했다. 이해숙 교육부 대학규제혁신국장은 “’학과/학부 운영이 원칙’이라는 법령이 대학들의 혁신을 가로막는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대학 운영이 더욱 유연해지고,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교수들 사이에선 비인기 학과의 폐지 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교육부는 ‘학생 선택권’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대적 상황과 고교학점제 등 교육 환경의 변화는 대학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학생부 축소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수시 전형에서 다방면 평가가 어려워지자 선택과목과 성취도 등을 ‘계열’에 초점을 맞춰 더 포괄적으로 허용해주는 것이다. 서강대 입학처 관계자는 “본인만의 방향성을 만들어 나가는 학생을 높게 평가하며 이는 다전공제 연계전공제 학생설계전공 등에서도 드러나는 가치”라면서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 수강하는 것과도 연계해 중간에 진로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래서 ‘계열’적합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현 전 서울대 입학본부장 역시 “깊이 있는 학습이 중요하지 무슨 과목을 들었는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선택과목이 많아졌지만 그에 맞춰 대학도 여러 연구를 통해 학생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깊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융합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학 역시 이에 맞춰 대입 전형을 변경하고 있다. 올해 상위 대학을 중심으로 학종 평가요소에 전공적합성 대신 계열적합성이나 진로 역량을 강조한 대학이 늘어났으며 모집단위 역시 계열 또는 학부 선발로 변경한 대학도 다수 존재했다. /사진=중대 제공
<2024대입 서류평가요소 ‘계열적합성’ 적용.. 고교학점제 도입 후 확대 전망>
최근 교육 환경과 사회적 수요 등이 변화하면서 대입 전형 역시 융합과 계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2015 개정 교육 과정과 학생의 과목 선택이 중요해진 고교학점제의 도입에 따라 학생 선발 방침에서도 변화를 주는 셈이다. 계열별 통합 선발과 학부 선발을 통해 전공 간 벽을 허물고 있으며 학생 선발 시에도 전공 관련 역량보다는 계열 관련 역량에 초점을 두는 식이다. 특정 전공 관련 역량이 아닌 계열적합성과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업 역량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학종 서류평가 요소로 ‘계열’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시점은 2016학년부터이며 대입 요강 등에 반영된 것은 2018학년부터다. 보편화된 시점은 2020학년이다. 상위15개대 중 10개교(건대 경희대 고대 성대 숙대 연대 이대 중대 외대 한대)가 학종 평가항목에서 ‘계열’을 언급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고대는 ‘2020 학종 가이드북’에서 “전공이나 계열과 관련된 교과에서 우수한 성취를 나타내면 지원자가 해당 전공이나 계열에 관심을 두고 노력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고교 상황에 따라 교과목이 열리지 않은 경우까지 고려해 학생이 어떤 교과에 관심을 보이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대입에서 고대가 평가하는 ‘자기계발 역량’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2021학년부터는 아예 계열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전형인 학종 일반-계열적합형을 신설해 운영했다. 연대 역시 ‘2020학년 한 눈에 보이는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에서 비슷한 설명을 담고 있다. 모집단위별 반영 교과를 전공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지원자가 지원하는 계열(인문/자연)의 기본 소양이 갖춰져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계열적합성의 전신은 전공적합성이다. 전공적합성은 2007학년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대입 평가요소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공’이라는 단어가 학생에게 희망 전공에만 해당되는 교과목과 활동만을 경험하도록 제한을 두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 2017년 건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대 중대 외대 등 6개교는 공동연구를 통해 학종 공통 서류평가요소/평가항목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연구 자료에서는 “전공적합성은 전공에 적합한 활동이 있으며 대학 과정의 전문성과 지식을 쌓거나 진로가 일관돼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대학 전공이 광역 단위로 통합되는 추세를 반영해 전공의 개념을 계열로 넓히자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6개교의 연구를 재구성해 건대 경희대 연대 중대 외대의 5개교는 지난해 ‘NEW 학종 평가요소’ 책자를 공개하면서 학종 공통 평가요소/항목을 새롭게 개편했다. 그중 진로 역량에서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성취도’로 분리하고, 기존 연구의 평가항목인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와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을 통합해 ‘전공’ 대신에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으로 변경했다. ‘전공’이라는 단어가 주는 획일성을 차단한 것이다.

해당 연구는 올해 상위15개대 학종 서류평가 요소에 적극 반영되어 있다. 올해 모집요강에 기재된 상위15개대의 학종 서류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건대 경희대 연대 외대 중대는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을 살펴본다. 특히 중대와 외대는 올해 평가요소를 변경했다. 상위 대학뿐 아니라 서울과기대 한성대 등 인 서울 대학 역시 올해부터 상위 5개교 연구 결과에 따른 학종 평가요소를 반영하는 등 새로운 대입 변화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에 1학년만 상대평가, 2,3학년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서 과목 선택과 성취도가 중요해졌다. 대학의 정성평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이에 학생들이 하나의 모집단위에만 한정해두고 과목을 제한해 수강할 것을 우려해 ‘전공’이 아닌 ‘계열’로 더 넓게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대학들은 특정 전공에 매몰되기보단 관심사를 기반으로 꾸준히 진로 관련 노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동택 서강대 입학처장은 “서강대가 학생 선발 과정에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도 ‘특정 전공에 맞춰진 완성된 인재보다는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해 잘 길러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인호 한양대 입학팀장 역시 진로가 일관되지 않아도 계열 내에서라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동일한 계열 내에서라면 진로 변경에 대한 학종에서의 감점이 없으므로, 학생들은 자연 또는 인문/상경 내에서 자유롭게 진로와 진학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융합’ 강조 산업 수요 반영 ‘통합/계열 모집 확대’.. ‘융합 전공 신설’>
대학은 융합 교육을 강조하는 사회와 산업 수요 변화에 대응해 통합/계열모집으로 전환하거나 각종 융합 전공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세종대와 서울여대가 정시에서 계열별 광역 모집을 도입했으며 강남대와 목포대도 학부 모집 또는 학부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끔 마련해두는 등 융합 교육을 확대해가고 있다.

계열별 통합 선발의 대표적인 예는 이대다. 이대는 2018학년부터 정시 계열별 통합 선발을 실시, 수능 응시계열에 따라 인문/자연계열로 나눠 선발했다. 학생들은 ‘호크마교양대학’에 소속된 뒤 전공 결정 전, 학교 적응과 전공 탐색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고 1학년 말 소속 학과(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조윌렴 이대 입학처장은 ”이대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산업과 직업구조가 변화하고 학문 간 융합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문이과 장벽을 허물고 융합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대학 최초로 정시모집 계열별 통합선발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 계열별 통합 선발뿐 아니라 수시 정시 전반에 걸쳐 의학 약학 간호학 공학 인공지능 분야에서 인문계 선발 인원을 별도로 확보하거나 계열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해 융합형 인재 선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성대 역시 수시에서 학종(계열모집)을 통해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등으로 묶어 계열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단, 성대의 경우 계열 모집을 해온 시점은 오래됐지만 전형명을 학종(계열모집)으로 정비한 것은 2020학년부터다. 학종에서 ‘계열’의 중요도가 강조된 시점이기도 하다. 성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시에서 계열제로 모집해 온 것은 엄청 오래됐다. 시점으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90년대부터 인문/사회 등으로 나눠 모집해왔다. 전형명을 바꾼 것은 2020학년부터”라고 설명했다. 중대 역시 전공개방으로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경영경제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창의ICT공과대학 생명공학대학 등으로 나눠 모집하고 있으며 서울대 역시 인문계열로 통합 모집을 하는 등 상위15개대 중에서도 4개교가 통합 모집을 진행하고 있던 셈이다.

이러한 통합 모집은 교육부의 ‘학과 간 장벽 없애기’ 기조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6월28일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시행령에서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을 폐지한다. 물론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는 학과 폐지 등을 우려하면서 ‘제 밥그릇 챙기기’ 식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다만 교육부는 학생 선택권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무학과 선발 등 통합 모집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